종각 종로분식
자주 방문하던 종로분식이 최근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 리뷰를 올리려던 참이었는데 이미 추억이 되어 버렸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몇 가지 사진과 함께 포스팅해 본다.
종각역 인근, 번화가 속에서 소박한 매력을 지닌 종로분식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인기 분식집이었다. 주변 직장인들과 맛집을 찾는 방문객들로 붐비던 이곳은 소박한 내부와 친근한 분위기로 편안하게 분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벽에 빼곡하게 붙어 있는 포스트잇의 낙서들이 이 집의 역사와 분위기를 설명해 주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학생이었던 수-년 전부터, 광화문을 지나다니면서 보았던 곳인데 최근까지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당시에 허름한 외관 때문에 쉬이 들어가지지 않았었는데, 오히려 그 뒤로 수년이 흐른 지금은 자주 방문하는 곳이 되었다. 참으로 오랜 시간 이 큰 거리 앞을 지키고 있는 알짜 분식점이 아닐 수 없었는데, 이제 문을 닫았다니 왠지 서글픈 느낌이다.
종로분식의 대표 메뉴는 바로 튀김범벅이다. 다른 여느 분식점에는 없는 메뉴였다.
무한도전에도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하는 이 메뉴는 다양한 튀김 종류(김말이, 오징어 튀김, 고구마튀김 등)가 매콤 달콤한 떡볶이 소스에 버무려져 있다. 단순히 튀김에 떡볶이 소스를 부어 먹는 맛과는 다르다. 튀김의 바삭함은 살리고, 떡볶이 양념과 비슷하지만 더 달콤한 소스로 버무려 나오는 것으로 맛이 다르다. 한 번 맛을 보면 계속 생각나는 중독성 있는 맛이다.
튀김범벅의 양은 적당히 푸짐하여 소자를 시켜도 혼자 먹기에는 많다. 이곳에 오면 튀김범벅은 꼭 주문하고, 그날의 입맛에 따라 떡볶이, 순대, 어묵을 번갈아 시켜서 친구들과 나눠 먹고는 한다. 참고로 튀김범벅 외 다른 메뉴들은 다른 분식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하다가 오후 4시쯤 약간 허기도 지고, 집중력도 떨어질 때면 동료들과 함께 찾던 분식집이었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오늘 저녁은 굶겠다!' 선언하고는 지키지 못하는 그런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던 장소였다.
이제는 네이버 지도, 카카오톡 지도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영풍문고 건물 옆에 조그맣게, 그러나 아주 오랜 시간 자리하던 분식점이 이제 추억이 되었다. 연세 많으셨던 사장님들의 안부도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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